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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 주말' 설날·동계올림픽·밸런타인스 데이

설날의 푸근함 밸런타인스 데이의 설레임 그리고 올림픽의 짜릿함이 하나되는 '신나는 주말'이다. 온가족이 모이는 한국 최대 명절인 설과 연인들을 위한 밸런타인스 데이가 함께 어우러지는 이번 주말은 한인들에게도 특별하다. 최진원(49)씨는 "삶의 여유조차 가질 틈 없이 바쁘게 뛰어 온 가족ㆍ친척들끼리 오랜만에 모여 앉아 정을 나누고 부부.연인들은 선물을 주고 받으며 사랑을 확인하는 특별한 주말"이라고 즐거워 했다. 설날과 밸런타인스 데이가 겹친 이번 주말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캐나다 벤쿠버에서 전해져 올 한국 올림픽 대표팀의 금메달 소식. 오늘(13일) 오후에 열리는 남자 쇼트트랙 1500m 경기에 한국은 쇼트트랙에서 대회 첫 금빛 레이스에 나선다. 불황 속 어깨가 축 처져 있는 한인들의 기를 살려줄 것으로 기대되는 한국 쇼트트랙 선수들의 '金세배'가 준비돼 있는 것이다. 이날 밤 한인들은 가족끼리 연인끼리 친구끼리 TV를 시청하며 금메달을 향한 '대~한민국!'을 힘차게 외칠 태세다. 역대 동계올림픽에서 한국이 따낸 31개의 메달(금 17.은 8.동 6) 가운데 29개가 쇼트트랙에서 나왔다. 특히 이 경기는 미 쇼트트랙의 인기스타인 아폴로 안톤 오노 역시 금메달을 노리고 있는 만큼 한인은 물론 미국인들도 큰 관심을 기울이는 빅매치다. 경기는 오후 8시부터 11시30분까지 NBC에서 방영된다. 김지훈(30.LA)씨는 "리버사이드와 샌디에이고에서 친척 가족들이 올라와 함께 TV를 보기로 했다"며 "한국 선수들이 꼭 금메달을 따주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박상우 기자

2010-02-12

방방곡곡 특산 떡, 한입먹고 입이 떡~

조선시대 문헌에 등장하는 떡 종류만도 250여 종이나 된단다. 여기에 요즘 나오는 떡까지 합치면 수십 종은 더 늘어날 것 같다. 송천 떡마을 등 떡을 만들어 전국에 파는 동네가 생기더니 이젠 특산물로 떡을 만드는 마을이 늘어나고 있다. 사과가 흔한 고장에선 사과떡, 구기자가 많이 나는 지역선 구기자떡, 단감을 많이 따는 마을에선 단감떡을 낸다. 고을고을 떡 쪄내기 경쟁이 벌어진 듯하다. 각 지방의 과일 혹은 나물 맛이 물씬 나는 떡들을 소개한다. 강원 정선 수리취떡 백두대간의 한 자락 해발 700m 첩첩산중의 산골마을 정선군 임계면은 예부터 산나물로 유명하다. 산나물 중에서도 수리취가 많이 난다. 5월 단오가 되면 수리취 수확이 절정을 이룬다. 이 고장에선 아주 오래 전부터 단오에 수리취로 떡을 해먹었다. 찹쌀을 찌고 싱싱한 수리취를 듬뿍 넣어 떡메로 쳐서 만드는 찰떡이었다. 깊은 향취를 지닌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요즘은 숲이 너무 우거져 수리취를 비롯한 산나물의 생산량이 크게 줄어 들어 정선군에서는 올해부터 수리취 재배를 계획하고 있다. 충북 제천 약초떡 제천 약초시장은 조선시대부터 전국 3대 약령시장 중의 하나였다. 이 고장에서 해먹던 당귀떡은 멥쌀에 당귀 우려낸 물이나 당귀잎 가루를 섞어 시루에 안치고 대추.석이.잣을 고명으로 얹어 쪄내는 떡이었다. 이 떡을 좀 더 현대화한 것이 지금의 '당귀편'이다. 멥쌀가루에 당귀뿌리가루.대추가루를 섞어 체에 내리고 막걸리로 반죽한다. 쪄낸 뒤에 쉽게 조각을 낼 수 있도록 시루에 안쳐 칼집을 넣고 한 조각 한 조각 대추와 호박씨 고명으로 장식해 얇게 쪄낸다. 막걸리로 반죽해 부드럽고 포근하면서 당귀 뿌리를 갈아 넣어 당귀의 약효를 제대로 누리게 된 것이다. 맛을 보니 막걸리 맛은 전혀 없고 화한 당귀향이 입안에 길게 남는다. 전남 진도 구기자흑미구름떡 진도에서도 서남쪽 끝의 지산면엔 구기자 산지로 유명하다. 그 뿌리를 먹고 신선이 되었다는 전설의 나무다. 유난히 기름진 진도산 구기자는 아무리 잘 말려도 갈면 덩어리가 진다. 쌀가루에 잘 섞이지도 않거니와 떡을 만들어도 거칠었다. 구기자를 분말로 곱게 갈아 찹쌀.흑미 등을 이용해 탄생한 것이'구기자흑미구름떡'이다. 구기자가루에 역시 이 마을 특산물인 울금가루를 더해 노란색이 선명한 구기자 찰떡 검은색 흑미 찰떡 흰 찰떡을 따로 쪄서 대추채.콩.견과류를 넣고 주무른다. 경북 의성 마늘사과영양찰떡 지방도에서도 뚝 떨어진 외지고 한적한 면소재지 단밀면 속암리. 이곳에서 10년 넘게 작은 방앗간을 해온 김명남(56)씨는 의성군 특산물인 마늘로 떡을 만들 생각을 해냈다. 그러나 자극적인 향과 맛을 지닌 마늘을 떡에 이용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여러 가지 시도 끝에 결국 바짝 말려 분말로 만든 마늘과 검은콩.파란콩.밤콩.밤.호박오가리.사과말랭이 등을 넣고 찐 '마늘사과영양찰떡'을 만들어 주문 판매를 하고 있다. 설탕을 전혀 쓰지 않은 이 떡은 정말 마늘을 넣었을까 싶을 정도로 달고 쫀득하다. 경남 사천 감떡 사천 지방에서는 감이 많이 난다. 그래서 예전에는 찹쌀가루나 멥쌀 가루에 말린 감이나 곶감을 섞어 찌는 감말랭이찰편.감시루떡을 많이 해먹었다. 감설기는 멥쌀가루에 물을 내리는 대신 홍시를 넣는다. 여기에 감말랭이와 호박오가리를 섞어 쪄낸다. 연한 주홍색의 떡 색깔이 아주 곱다. 감송편은 팥앙금과 잘게 썬 감말랭이를 섞은 소를 넣어 빚는다. 의령의 망개떡을 연상시키는 감잎떡은 곶감과 팥앙금으로 소를 넣어 동그랗게 빚은 떡을 소금물에 절인 감잎에 싸서 쪄낸다. 짙은 감잎 향이 싱그럽고 특히 거무스름한 빛을 띠는 단감을 갈아 넣은떡이 쫄깃하고 맛있다. 윤서현 기자

2010-02-12

설날 아침에 '도소주' 한잔, 악귀야 물렀거라

‘산초와 백자 등으로 술을 빚으니 그 향기 그윽하네 / 도소주는 옛날부터 이 세상에 이름이 나 있었구나.’ 조선시대 학자 박순(1523~1589)이 지은 ‘음도소주 (飮屠蘇酒: 도소주를 마시며)’라는 시구다. 도소주는 예부터 설날 아침 먹는 세시주로 알려져 있다. 악귀를 물리치는 술, 귀신 잡는 약술이라는 의미란다. 도소주와 관련해선 ‘한 사람이 먹으면 한 집에 역질이 없고, 한 집이 먹으면 한 고을에 역질이 없다 (一人飮之 一家無疫 一家飮之 一鄕無疫)’는 기록도 전한다. 도소주는 거의 사라지다시피 한 세시주이지만 3년 전부터 배상면주가가 정월에 2000병씩 한정판매로 내놓으며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집에서도 술술 만들 수 있는 술 도소주 빚는 법은 의외로 간단했다. 청주에 약재를 넣어 끓이면 된다. 어떤 약재를 넣느냐가 문제다. 조선시대 문헌인 〈동국세시기> 〈동의보감> 〈고사촬요> 등에 기록된 한약재의 종류는 조금씩 다르다. 홍승헌 원광대 한약학과 교수는 "길경(도라지).천초.방풍.백출.진피.육계 등이 주 재료"라면서 "자양강장제이면서 피부병이나 혈관계 질병을 다스리는 약재"라고 소개했다. 허시명씨는 "약재들의 색이 대부분 붉다는 점에서 악귀를 쫓아 낸다는 벽사(僻邪)의 믿음과 연관을 지을 수 있다"고도 했다. 재료는 달라도 만드는 법은 같다. 한약재를 주머니에 넣어 섣달그믐날 밤 우물에 담가놓는다. 그리고 정월 초하룻날 아침에 꺼낸다. 이를 청주에 넣어 몇 번 끓어오르게 달인 후 차게 식히는 것. 이렇게 준비한 도소주는 설날 아침 차례를 지내고 가족이 모여 앉아 한 잔씩 돌아가며 마신다. 술을 마실 때는 해가 떠오르는 동쪽을 향한다. 마을 우물에 약재를 담가놓아 가족뿐 아니라 이웃의 건강도 도모했다. 잊혀져가는 전통주 즐길 수 있어 도소주를 마시는 데는 법도가 있다. 가족이 둘러앉아 어린 순서부터 한 잔씩 받아 마신다. 홍 교수는 "젊은이들이 나이를 먹어 점차 어른이 되어감을 어른들이 축하해주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어른들에게 술 마시는 예법을 배우는 기회이기도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소주는 끓여 먹는 술이어서 알코올 도수가 낮아 아이들이 조금 먹기에도 괜찮은 술이다. 한약재를 넣어 끓여낸 청주이니만큼 향이 풍부하다. 엷은 황금빛을 띠며 술맛은 부드럽고 약간 단 편이다. 도소주를 마시는 풍속을 일컫는 말인 도소음(屠蘇飮)은 신라시대 중국에서 들어와 고려시대에 성행했다. 조선시대엔 상류층 일부만 즐겼다고 한다. 그러다 일제를 거치며 잊혀졌다. 일본에선 오히려 도소주의 전통이 남아있는 편이라고 한다. 일본에서 요리와 푸드 스타일링을 공부한 조은정 식공간연구소 소장은 "일본의 경우는 도소주 전통이 활발히 살아있다"고 소개했다. 도소주 만드는 법 한약재상 등에서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는 약재들을 사다가 시중에 나와 있는 청주에 넣어 끓여내면 된다. 우선 집에서는 독성이 있는 한약재는 빼고 쉽게 만드는 게 좋다. ■ 재료 청주 1.8L 2병 백출 67.5g 길경(도라지).천초.계심(계피의 속껍질) 각 56g ■ 만드는 방법 1 약재를 잘게 썰어 베주머니에 넣어 물에 담근다. 이틀 뒤 새벽에 꺼낸다. 2 청주 2병을 솥에 넣고 약재를 담가 몇 번 끓어 오르게 달인 뒤 식힌다. TIP 그때 그때 마시는 술 도소주.두견주 사계절의 변화가 뚜렷한 만큼 술 문화도 각 계절에 산출되는 재료들을 빚는 '절기주'의 형태로 발달했다. 설날 아침에 마시는 도소주 봄이 오면 진달래꽃을 따서 두견주를 빚어 나눠 마셨다. 한식엔 찹쌀로 빚은 맑은 술 청명주를 제사상에 올렸다. 단오날엔 동동주의 일종인 부의주에 창포뿌리를 넣어 숙성시킨 창포주를 즐겼다. 글=전수진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2010-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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